겨울이 제철인 아귀가 가을 중반인 벌써부터 장터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네요. 슬슬 겨울나기 벌크업을 시작했는지 살밥이 뽀얗고 탱탱하게 오르기 시작한 아귀를, 칼칼하고 시원한 매운탕으로 즐겨보려고 합니다. 싱싱한 아귀의 상징인 위와 간도 듬뿍 넣어서 다양한 식감과 부드러운 감칠맛도 더해줄 겁니다. 겨울에 맛볼 수 있는 생선찌개 중 개운하고 깔끔하기로는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아귀매운탕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칼칼하고 개운하고 따뜻한 맛 아귀매운탕
아귀매운탕 재료 준비
아귀 2마리, 무 500g, 양파 1개, 대파 50g, 미나리 100g, 멸치 다시마 육수 1.5L
매운탕 양념장 : 된장 1 숟갈, 액젓 1.5 숟갈 반, 간장 1 숟갈, 소주 2 숟갈, 다진 마늘 30g, 다진 생강 7g, 고춧가루 2 숟갈(수북),
소금, 후추, 고춧가루(색내기 추가 용)
1. 아귀를 손질해야 하는데요.
가급적이면 마트의 손질 아귀를 사시거나, 통 아귀를 파는 곳에서는 아귀를 토막 쳐 달라고 하세요. 그러면 아귀의 점액질을 닦아내는 번거로운 작업을 안 해도 되고, 억센 뼈랑 씨름을 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만약 처음부터 손질을 하셔야 한다면, 굵은소금을 뿌린 후 잘 문질러서 아귀 겉면의 찐득한 점액질과 불순물들을 다 벗겨내 주세요. 그리고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을 낸 다음 소금물에 잘 흔들어 씻어주세요. 핏물을 다 닦아내 주셔야 잡내 잡맛 없이 깨끗한 아귀탕을 드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참 아귀 드잡이를 하고 나니, 살빛이 뽀얗고 화사한 핑크빛의 아귀 민낯이 드러납니다. 굉장히 싱싱해 보이죠? 위와 간도 넘 육 색이 맑고 상태가 좋아요. 생선 요리할 때에 내장을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싱싱한 아귀의 내장은 절대 포기하면 안 됩니다. 아귀 요릿집 가면 아귀 내장은 단골에게만 내주는 거 아시죠?
2. 아귀매운탕에 들어갈 채소를 손질합니다.
무를 도톰하게 나박 썰기 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무의 두께를 조절하시면 됩니다. 얇고 길쭉하게 썰어서 넣으면 조리 시간이 짧아지고 무에 양념이 바로 들어요.
대파는 어슷 썰고, 양파는 굵게 채 썰어주세요. 미나리도 길이에 맞춰서 툭툭 썰어서 준비합니다.
그 외에, 두부나 애호박이나 버섯이나 쑥갓이나 등등을 취향과 냉장고 재고에 맞춰 가감하면 됩니다.
그리고, 위에 적어놓은 분량대로 매운탕 양념장을 만듭니다. 양념장 외에 고춧가루와 소금을 여분으로 준비해놓아 주세요. 고춧가루는 탕국물의 색을 내는 데에 필요하고, 소금은 마무 리간을 해야 하니까요.
아귀매운탕 조리 과정
1. 멸치 다시마 육수를 일단 반만 붓고 무를 애벌 익혀줄게요. 육수를 반만 넣은 것은 무를 익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냄비 크기가 작아서... 2 마리 못 넣겠는데...? 이러면서 무가 익는 동안 더 큰 냄비를 찾아 헤맴 질을 했다지요.
2. 무가 반쯤 익었을 때에, 아귀와 양념장을 넣습니다. 양념장은 처음부터 다 넣지 마시고 절반이나 2/3 정도만 넣으세요. 끓이다가 생선이 익었을 때에 간을 보고 남은 매운탕 양념장을 추가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냄비가 바뀐 것은, 이전의 냄비가 턱도 없이 작아서 옮겼기 때문입니다. 번거로운 짓을 사서 하는 타입이죠.
3. 아귀가 다 익을 때까지 30분 정도 끓여준 후, 양파를 넣습니다. 그리고 국물의 맛을 보세요. 국물이 좀 싱거우면, 남은 양념장을 넣어주세요. 더 칼칼한 맛과 색감을 원하시면, 고춧가루를 한 두 숟갈 더 흩뿌리듯 넣어주시면 됩니다.
4. 내장과 대파를 함께 넣고 10분 정도 더 끓입니다. 내장은 금세 익을 겁니다. 너무 오래 익히면 국물도 탁해지고 내장의 색도 식감도 죽어버려요.
5. 내장이 다 익으면, 마지막 간을 봅니다.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맞춰주세요. 그리고 미나리를 얹으면 겨울 생선찌개 아귀매운탕 끓이기는 끝입니다.
여기서, 제 나름의 중요 포인트를 말씀드리자면, 마무리 간은 꼭 소금으로 하셔야, 아귀매운탕의 맛이 깔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 입의 간이 딱 맞춰져요. 액젓이나 간장은 감칠맛이 커서 첫 입에서 간이 정확하게 판별이 잘 안되거든요. 몇 입 먹은 후에야 맛있긴 한데 짜다 싱겁다 간이 안 맞다 하게 됩니다.
아귀가 신선해서 비린내 따위 전혀 없고, 국물이 아주 깨끗하고 개운하고 시원합니다.
그리고, 아귀살은 탱탱하게 붙어있다가 입안으로 들어가면 보들보들하게 씹히는 게 정말 부드러워요. 거기에 껍질은 쫄깃쫄깃하면서도 몰랑몰랑, 연골 뼈는 오독오독거리죠.
내장을 안 먹으면 아귀를 먹은 것이 아니랬지요. 싸워서라도 먹어야 하는 게 바로 아귀의 위와 간일 겁니다. 아귀의 위는 굉장히 쫄깃쫄깃 오돌오돌하고요, 간은 부드럽고 고소하고 녹진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위마다 다른 식감과 맛으로 다채로운 즐거움을 주는 아귀매운탕에 화려함과 풍성함을 더해주네요.
거기에 처음에는 맑고 시원하고 깔끔하던 국물에 간이 살짝 풀리면서 진한 풍미가 녹아납니다. 그런데, 맛은 더 진해지지만 기름지지 않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아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답니다.
이제 날이 본격적으로 추워지면서, 철 맞이 몸빵 한 아귀들이 시장이며 마트에서 많이 보이게 될 텐데요. 아귀 시즌 놓치지 마시고, 꼭 뜨끈하고 칼칼한 아귀매운탕을 끓여서 드셔 보세요. 겨울에 맛있는 생선찌개 베스트 리스트에 올려놓으시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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