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가 남았다고??? 그렇다면 신김치 넣고 볶아버렷

이거 진짜 내 마음 속 안주 1등 되어버렸는데, 소신발언하자면 영 안맛있어보여요. 발로 찍었나봐요? ...(-_-+ 내귀에욕욕욕)
이전 오돌뼈 물렁뼈(또 ㅇㅈㄹ) 김치 찌개 포슷흐에도 적었듯이, 방꾸는 현재 돼지껍데기와 오돌뼈의 무한루프 세계에 갇혀있다. 껍데기를 지나가면 오돌뼈가 나오고 오돌뼈를 넘어가면 껍데기가 나오는... 오돌껍데껍데오돌하다가 이제 껍데기가 오돌뼈인지 오돌뼈가 껍데기인지 내가 껍데기인지... 네?=ㅁ=

누구를 탓하리. 어제 내가 얘를 볶았다. 두 덩이나 말이다... 여름이었다...(아님) 그래도 다 먹고 저만큼만 남은 거임. 술 없이 껍데기 먹는 사람 나야나 나야나~♬.
아무튼... 고무타이어 같이 딱딱하고 질겨 보이지 않음? 마즘.-_- 그냥 먹자면 먹을 수는 있는데,... 굳이? 술이랑 먹는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어떻게 하면 먹을 수 있는 건가요, 그 술이라는 것...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사실 뭘 어케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에는 무조건 얘를 꺼내고 본다. 익은김치. 하늘이 버린 ㄸ손만 아니라면 반은 성공이다.
꼭 익은김치여야 하나요? 가급적이면요. 없으면 걍 안익은 김치 넣어도 되긴 함. 볶을 때 식초 두 숟갈 정도 넣어주면 약간 야매롭게 익은지 맛이 나기도 함.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김치 투하. 김치의 간이 너무 세면 한번 털거나 씻어서 넣는 것을 권한다. 그렇지만 짜지 않다면 그냥 넣는 게 더 좋다. 김치 안에 파마늘생강액젓소금설탕부터 해서 갖은 재료가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양념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참고로 방꾸가 넣은 김치는 방꾸의 모친의 친구분의 언니분께서 지난 겨울에 담그신 것을 방꾸가 이고초려해서 얻어낸 것인데, 그 집만의 비법(청국장임. 까발려서 죄송)이 들어가 구수짭조름한 감칠맛이 엄청나다. 이러한 김치를 얻을 수 있다는데 이고초려가 무엇이오, 내 양 무릎도가니를 통째로 다 드리리다.-ㅁ- 제갈공명을 얻고자 했던 유비의 삼고초려나 박지훈을 얻고자 했던 거장 장항항항준 감독의 사고초려에 비하면 이쯤이야. 그 정도로 방꾸에게는 충격(p)이었던 김치다. (한쪽밖에 안남았...ㅜ.ㅜ 그렇지만 최애와 최애의 만남 어떻게 참는 건데?TㅁT)

배춧대가 익을 때까지 4~5분 정도 볶다가 물을 소주 반 컵 정도 넣어준다. 그리고 계속 볶볶하면서 껍데기에 엉길 김치의 양념을 미리 풀어준다.

먹고 남은 돼지껍데기를 넣어서 볶는다. 껍데기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지만, 열기가 들어가면서 다 분리되기 때문에 미리부터 떼려고 씨름할 필요가 전혀 없다. 쟤네들 그렇게 까지 그런 사이 아니에요.

물을 조금 넣기도 했고 돼지 지방이 녹아나오기도 해서, 껍데기와 김치에 맛도 들고 기름도 들고 윤기도 돌고 그러하다.

다른 양념은 일절 추가하지 않고 그냥 김치맛으로만 끝까지 밀고 나갔다. 김치 양념이 싱겁고 맛이 없는데? 그렇다면 간장과 설탕을 살짝 추가. 너무 안익은 김치면 볶는 중에 식초 한 숟갈씩 두 번 추가.(신맛은 거의 날아감요)
그렇게 김치가 하늘하늘해지고 돼지껍데기가 몰랑몰랑해질 때까지 볶으면 완성.

질감이 부드러워지고 김치의 갖은 양념을 입어 맛도리로 심폐소생된 돼지껍데기와, 돼지 지방층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볶아지면서 농후한 맛이 켜켜이 밴 김치가 다같이 맛있어지는 매직.

근데, 이건 진짜 맨입에 먹으면 안됨. 그건 진짜 내 멘탈과 심장에 너무 해로운 일임.
그간 돼지껍데기 요리 1등은 무침이었는데, 이번에 돼지껍데기 김치볶음이 1위 먹어버림.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방꾸의 개취임. 방꾸는 취존쟁이임.
그렇다면 여러 돼지껍데기 요리 중 당신의 선택은? 당신의 껍데기에게 투표하세요.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나야나~.
아!!!!!
지난번 껍데기무침 포스트에서, 돼지껍데기를 삶은 후에 찬물로 헹궜었는데, 따뜻한 물 헹굼을 슬쩍 권해봄.
찬물로 헹구면 껍데기의 탱글함이 확 살아나는데 이건 급속도로 단단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방꾸는 질기고 단단한 것을 잘 먹는 사람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모친 친구분 중에는 못씹으시는 분도 있었다.
따뜻한 물로 헹구면 기름기도 깨끗하게 닦여나가기도 하고, 그리고 부드러운 질감이 좀더 오래 유지된다. 껍데기의 쫄깃탱탱함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이쪽이 더 드시기 편하실 듯.
(껍데기무침 한정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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