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는 날이 본격적으로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월동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가 된 거죠. 오늘은 전주 남부시장에 들른 김에 겨우내 먹을 김장을 위해 배추 시세를 알아보러 다녔어요. 그런데 한 포기에 6,000원.ㅋㅋㅋㅋㅋ 털썩... 며칠 전에 물어놓았던 남원에서 한 포기에 5,000원, 절이면 7,000원이라고 해서 식겁했는데..ㅋㅋㅋㅋ
김장에 배추만큼이나 빠지면 아쉬울 재료가 있죠. 바로 굴입니다. 오래 먹을 김치에는 아니어도, 먼저 먹을 김치에는 싱싱한 굴이 들어가면 그 시원하고 단 향이 김치의 풍미를 엄청나게 업그레이드시키죠. 아니나 다를까 시장이며 마트, 온라인 마켓에서는 싱싱한 제철 생굴들이 뽀얗고 탄탄한 모양새를 뽐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김장 전에 올해 굴 맛은 얼마나 잘 여물었을지 알아볼 겸 굴을 활용해서 뜨끈하고 든든하고 건강한 겨울 국물 요리 하나 해 먹어보려고 합니다. 바로 굴 순두부국이에요.
굴 순두부국, 겨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나게 해 줄 국물 요리
추운 겨울날 삼시세끼 언제라도 좋은 맑고 담백한 굴 순두부국이에요. 칼칼하고 얼큰한 순두부 찌개가 아닌 부드럽고 순하고 시원한 맛의 무자극 건강 요리입니다.(거창함 주의) 굴 순두부 맑은 탕, 맑은 굴 순두부 찌개 등 다들 부르시는 이름이 있으실 텐데, 저는 그냥 제 편의대로 굴 순두부국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굴 순두부국은, 밥과 함께도 좋지만 밥 없이 이 하나만을 단품 요리로 해드셔도 좋아요. 탄수화물이 소화를 시키기에 또는 다이어트 때문에 부담스러우신 분들이, 아침으로나 점심 도시락으로나 저녁 건강식으로나, 소화 부담 없이 부드럽게 그리고 죄책감없이 든든하게 드시기에 더없이 좋은 메뉴이죠.
그리고 굴과 순두부와 뜨끈한 국물의 조합이라니, 추워지는 이 겨울날(아직 가을임 주의)에 이보다 더 제격인 메뉴가 또 있을까요?(무지 많음 주의)
게다가 굴과 순두부 모두 오래 끓이는 식재료들이 아니기 때문에 조리 시간도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자신도 굉장히 좋아하고 즐길 뿐만 아니라 근방의 제 지인들에게도 가끔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굴 순두부국 재료 준비
순두부 1팩(650g), 굴 약 250g, 표고버섯 2개, 애호박 반달 썰기 10~12쪽, 다진 마늘 1 숟갈, 멸치 육수 500ml, 액젓 1 숟갈, 소금, 들기름 1 숟갈,
고명 : 대파, 청홍고추, 부추, 통깨
굴 순두부국 조리 과정
1. 순두부를 준비하셨다면, 체에 밭쳐서 간수를 빼주세요. 이 과정을 거치시면 씁쓸한 맛없이 부드러운 순두부국을 끓이실 수 있습니다. 저 팩 안의 물기를 다 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가 준비한 순두부는 집 앞 로컬 푸드에서 파는 국내산 콩 순두부 650g 1,600원, 가격 미쳤어요. 로컬 푸드는 정말 사랑이 아닐 리가 없죠. 그래서 보이면 사는 병에 걸렸답니다.
2. 굴 순두부국의 주전 선수인 생굴 한 줌 씻어서 준비해주세요. 생굴은 요즘 제철이긴 한데 김장철이 목전이라 비쌉니다. 김장에 쓸 소굴 말고 겨우내 먹을 요리용 굴은 좀 기다렸다가 쟁여야 할 것 같아요.
- 굴은 육색이 뽀얗고 끝의 검은 테두리가 선명한 것을 고르셔야 해요. 몸통이 봉긋하고 눌렀을 때에 탄력이 느껴지는 게 싱싱합니다.
- 마트에서 봉지굴을 구매하셨다면 일단 세척이 된 것이기 때문에 너무 오래 물에 담그지 마시고 옅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후 건져내세요.
- 시장이나 온라인몰을 통해서 kg 단위로 파는 굴을 구입하셨다면, 굴이 자작하게 잠길 정도의 물에 소금을 넣어 녹이신 후에 굴을 살살 문질러가며 이물질을 씻어내세요. 소금을 녹이지 않고 굴을 세척하면 굴이 상하고 맛이 빠져버려요. 그리고 수돗물에 두어 번 굴을 살살 손바닥 위에 굴려가며 헹궈주세요. 물속에 너무 오래 담그시면 맛과 간이 빠지니깐 서둘러주세요.
3. 굴 순두부 국을 끓이기 위해서 육수를 먼저 냅니다. 멸치, 디포리, 황태, 다시마 등 집에 있는 육수 재료를 찬물에 넣고 30분 이상 끓여주세요.
- 육수의 감칠맛을 내는 첫 번째 재료는 다시마입니다. 다시마를 많이 넣으면 국물의 맛은 무조건 무조건이에요.
- 어떤 재료는 언제 꺼내고 어떤 재료는 뭐 그런 거 다 필요 없습니다. 중간중간에 뜨는 거품과 같은 부유물들만 건져내 주시면 됩니다. 멸치나 디포리를 덖지 않아서 비린내가 난다면, 소주나 맛술을 한 숟갈 넣으시고요.
- 여유가 되실 때에 육수를 넉넉하게 우려 놓으시고, 냉장 보관해서 사용하시면 편해요. 아니면 요즘 다시팩이나 베이스 육수가 잘 나오니 그걸 쓰셔도 된답니다.
4. 30분 이상 끓인 육수의 재료들을 건져낸 후 굴을 데쳐줍니다.
- 굴뿐만 아니라 해산물들은 살짝 익혀서 야들야들 보들보들하게 먹어야 맛있지만, 요리에서 그 정도를 제대로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나 재료들을 넣고 끓여야 하는 국물 요리들은 더욱이요. 그래서 제일 많이 쓰는 꼼수가 한 번 데치는 겁니다. 살짝 데쳐서 찬 공기에 한 김 식혀두었다가 막판에 요리에 넣어주면 볼품없이 쪼그라들지 않거든요.
5. 육수에 다진 마늘과 애호박을 넣고 끓입니다. 마늘도 다졌고 애호박도 얇게 반달 썰기 했기 때문에 3분 정도만 끓이셔도 충분해요.
- 참고로 육수의 양은 순두부의 2/3 정도면 충분합니다. 두부에서도 물이 상당히 많이 나오거든요. 국물을 많이 안 드시는 분들은 좀 더 줄이셔도 됩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두부가 부드러운 질감보다는 좀 입안에서 데굴거려요.
6. 표고버섯을 한두 개 채 썰어서 넣고 순두부와 굴도 함께 넣어주세요.
- 버섯이 들어가면 진한 향미와 쫄깃한 질감이 더해져서 국물 요리의 맛이 더 풍성해지니까 혹시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버섯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투하해주세요. 버섯의 종류는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7. 액젓과 들기름을 한 숟갈씩 넣은 후 불을 약불로 줄여 조금만 더 끓여주세요. 두부 속까지 고루 열기가 들어갈 정도까지만 기다려주면 됩니다.
8. 그릇에 담고 대파와 부추, 청홍고추를 다져서 위에 올려주시면, 굴 순두부국 완성입니다. 물론 대파와 부추를 마지막 세팅 때가 아닌 국물을 끓일 때에 같이 넣어도 되는데요. 위의 7의 과정에서 넣고 약불에서 같이 끓여주시면 됩니다.
오늘도 식사는 뒷전에 두고 일을 하고 있을 지인을 위해 굴 순두부국 도시락 배달 갑니다~.
의류 매장에서 일을 하는 지라 의상 핏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 이 요리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겠죠? 겨울 최고의 스태미너식 굴과 식물성 단백질의 최강자 순두부로 만든 굴 순두부국으로 영양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챙기고, 일석으로 이조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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