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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꾸석 야매요리

바지락 순두부찌개 사먹는 것보다 더 깔끔하고 맛있어요

by 방꾸석그녀 2021.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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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순두부찌개 하면 딱 떠오르는 맛이 있습니다. 진한 참기름의 향, 부드럽기 그지없는 순두부,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의 조력에 힘입어 첫술부터 입에 착 감기는 매콤 달콤 짭조름한 국물의 감칠맛까지, 미각과 뇌리에 강력하게 박히는 그 맛이 순두부찌개 하면 떠오르는 정석의 맛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길들여져 버려서 집에서 끓여먹는 순두부찌개에 대해서는 조금 불신의 마음을 갖게 되었던 것을 고백합니다. 굳이 집에서 순두부를? 집에서는 맛있게 끓이기가 쉽지 않은데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오래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외식은 사실상 요원한 일이 되기도 했고, 또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활발해져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국민이 집밥 고수가 되고 있는 요즘이지 않습니까. 한 스푼의 조미료보다는 우리 땅에서 잘 자란 식재료들을 듬뿍 넣어 건강하고 맛있는 집밥 표 순두부찌개를 끓이는 미션 정도는 우리에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게 된 겁니다.

몽글몽글하고 고소달근한 순두부, 쫄깃쫄깃 달짝한 바지락살, 그리고 얼큰하면서 시원 개운한 국물의 조합, 들큰하고 묵직한 식당표보다 깔끔 담백하고, 고봉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도 속이 가뿐하고 편안한 집밥 표 바지락 순두부찌개를 끓여보겠습니다.

 

바지락-순두부찌개
시원깔끔한 바지락 순두부찌개

 

살 바지락과 느타리로 맛을 낸 바지락 순두부찌개

 

바지락 순두부찌개 재료 준비


순두부 650g(간수 포함), 살 바지락 100g, 느타리 150g, 애호박 60g, 무 130g, 양파 80g, 다진 마늘 1 숟갈, 다진 대파 1 숟갈, 어슷 썬 대파 약간, 액젓 1 숟갈, 간장 1 숟갈, 참기름, 후추, 멸치 다시마 육수 2~3컵


  • 오늘 준비한 순두부는 동그란 브랜드 제품이 아닌 로컬푸드에서 구매한 손순두부입니다. 브랜드 순두부의 크리미하고 세련됨과는 또 다르게 입안을 구르는 투박한 식감이 매력 있는 제품입니다.
  • 바지락은 피 바지락이 아닌 살 바지락으로 준비했습니다. 피 바지락에 비해 해감하는 수고를 덜 수 있지만, 그래도 간혹 깨진 껍데기가 붙어있곤 하기 때문에 잘 헹궈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주물 대면 감칠맛 나는 육즙이 다 빠지니 이 또한 주의할 일입니다.
  • 채소는 느타리버섯, 무, 애호박, 양파가 마침 있었네요. 위의 양은 품목도 양도 꼭 지켜야  하는 사항이 아닙니다. 개인의 취향과 냉장고 재고상태에 따라 달라져도 됩니다. 집에 있는 채소들은 무엇이든 활용하시고, 양념의 양도 입맛에 맞춰서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바지락 순두부찌개 조리 과정

 

찌개-조리과정
순두부찌개 조리과정

1. 먼저 약불에서 고추기름을 냅니다 냄비에 불을 올리고 달구지 않은 상태에서 참기름, 다진 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약불에서 살살 볶습니다. 이 마늘파 고추기름이 찌개의 풍미를 좌우하는 만큼, 좀 더 진한 맛을 원하시면 채소와 기름의 양을 증량하시면 됩니다. 더 칼칼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고춧가루를 더 넣거나 나중에 청양고추를 추가하셔도 됩니다.

 

2. 볶아진 고추기름에 무와 느타리를 넣어서 양념이 고루 묻을 수 있게 잘 뒤적여준 후 육수를 넣어줍니다. 
무와 느타리는 건더기보다는 국물 내는 몫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느타리는 국물 요리에 강추하고 싶은 식재료입니다. 다른 버섯에 비해 향과 맛이 은은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져서 국물 맛이 은근하게 깊고 풍성해지는 게 아주 좋아요. 가격이 미친 듯이 저렴한 것도 강점입니다.
육수의 양은, 순두부에서도 채소에서도 물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재료들이 반쯤 잠긴다 싶을 정도까지만 넣어주세요.  끓이다가 국물이 부족하겠다 싶으면 남은 육수를 부어줄 겁니다.

3. 이제 무가 다 익을 때까지 센 불에 끓이면 됩니다. 나박하게 썰었기 때문에 금방일 겁니다.

 

4. 무가 투명하게 다 익으면 애호박과 양파를 넣고 모든 채소가 다 익을 때까지 끓이는 것을 계속합니다. 무가 너무 익는 것 아닌가 싶을 수 있지만, 무는 국물내기용이기도 하고 또 물러질수록 순두부와 같이 어우러지면서 더 식감도 맛도 좋아집니다.

 

5. 채소가 다 익으면 바지락살과 순두부를 넣습니다. 순두부가 덩으로 뭉쳐 있으면 고루 익고 국물이 밸 수 있게 살살 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휘저어버리면 순두부의 부드러운 식감이 사라지고 모두부처럼 때글때글해지니 조심해야 하지요. 이 상태에서 순두부 위로 국물이 올라오면 5~7분 정도 더 끓여서 순두부 속까지 열이 고루 들게 합니다.

 

6. 액젓과 간장을 넣어서 간을 맞추고 어슷 썬 대파를 넣은 다음 대파가 익을 때까지 조금만 더 끓이다가 불을 끄시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마무리로 참기름을 반 스푼 정도 더 둘러주셔도 됩니다. 이렇게 하면 얼큰 구수하고 깔끔한 집밥 표 바지락 순두부찌개가 완성됩니다.

 

순두부찌개-그릇-완성
깔끔하고 개운한 집밥 순두부찌개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해보세요

 

더 칼칼한 순두부찌개를 만들고 싶다면, 첫 단계에서 언급했던 청양고추를 넣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고추는 오래 끓이면 매운 향과 맛이 모두 달아나니 순두부를 넣고 끓이는 단계에서 넣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매운맛은 좋지만 청양고추가 씹히는 것이 부담스러우시다면 청양고추를 다져서 대파와 함께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칼칼함은 살릴 수 있으되 고추 살은 씹히지 않게 됩니다.

속이 불편해서 또는 취향이나 체질의 문제로 매운 것을 못 드시지만 그래도 보드라운 순두부찌개를 먹고 싶다면, 처음 기름을 낼 때에 고춧가루를 빼고 다진 파, 다진 마늘과 참기름만 넣어 볶으세요. 참기름으로 두부의 고소 담백함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뽀얗고 깔끔한 순두부찌개가 됩니다. 들깨가루를 뿌려서 구수한 들깨 순두부찌개도 좋은 변주입니다. 

바지락 순두부찌개의 바지락을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육류나 홍합, 오징어, 새우, 게 등의 해산물들 중 다른 것과 바꾸거나 또는 조합해서도 다양하고 맛있는 순두부찌개를 맛볼 수 있기도 합니다.

집밥 표 순두부찌개의 다양한 변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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