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빠진 알타리 묵은지를 쫑쫑 썰어 넣고, 고소한 손두부 숭덩숭덩 잘라 넣어 뭉근하게 끓인 묵은지 청국장찌개.
묵은 알타리의 시큼시큼한 맛은 날아가고 시원함은 그대로 남아서, 쿰쿰한 청국장의 맛과 향을 구수 개운하게 바꿔주고요, 살캉살캉 씹히는 알타리무가 청국장의 진하고 묵직한 풍미 속에 청량함을 불어넣어 배추 묵은지로 끓인 청국장찌개와는 또 다른 맛을 준답니다.
알타리 묵은지와 청국장의 환상궁합, 알타리 청국장찌개
김치냉장고 속을 삼만리 하다가 찾아낸 시어 꼬부라진 알타리김치. 그냥 먹기에는 좀 독하다 싶게 시어 빠져버린 알타리김치를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는 소문이 날까 고민을 해보았는데요, 결국 양념을 빨아내서 들기름에 볶거나 무치거나 멸치육수에 자작하게 지지거나 아니면 찌개를 끓이거나 중에서 택일을 해야 할 판이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청국장찌개를 끓이려고 합니다. 마침 약간 익어가기 시작하는 열무김치도 있으니, 보리밥을 해서 청국장과 열무 얹고 들기름 뿌려서 쓱쓱 비벼먹어 봐야겠어요.
재료 준비
청국장 250g, 된장 10g, 알타리 묵은지 450g, 두부 370g, 양파 100g, 마늘 15g, 대파 15g, 멸치육수 550g, 고춧가루, 들기름
알타리 묵은지의 간에 따라서 양념을 씻기만 할지 아니면 몇 시간 담가 둘 지를 달리 결정해야 합니다. 짜고 신 맛이 강하다면 두 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두면 간이 빠질 거고요, 만약 군내가 나고 묵은 신맛이 강하다면 한나절은 담가놓아야 할 겁니다. 더 오래 넣어놓으면 맹맛이 되어서 묵은지 특유의 개운하고 새금한 감칠맛이 없어집니다.
냉동실에 처박아두었던 청국장이 드디어 실온 세상의 빛을 보는 날입니다. 꽝꽝 얼었으니 해동 먼저? 아니오, 그냥 집어넣을 겁니다. 그리고, 청국장에 두부가 빠지면 너무 섭섭하죠. 오늘 준비한 것은 근처 시장에서 공수한 손두부입니다. 고소한 콩 맛이 부드럽고 달고 진해서 아주 좋아요. 예전에 원푸드 다이어트를 할 때 질리게 먹었는데도 질리지 않고 지금까지도 반 주식 삼아 먹고 있답니다. 그야말로 소울 푸드 아닐 리가 없죠.
자, 이제 재료들이 준비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끓여보겠습니다.
조리 과정
- 냄비에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넣고 불에 올린 다음 된장을 먼저 한 숟갈 풀어줍니다. 청국장에 된장을 섞어 넣으면 깊이감 있는 구수함이 더해져서 찌개의 풍미가 해저 이만리 급이 됩니다.(아님)
- 된장을 푼 육수에 썰어놓은 알타리 김치를 넣어주세요.
- 끓기 시작하면 청국장을 넣어주세요.
- 청국장이 풀어지면 다진 마늘, 양파, 두부를 넣어주시고 팔팔 끓어오를 때에 불을 중약불로 줄여주세요. 그리고 뭉근해질 때까지 끓입니다. 청국장찌개에 칼칼한 맛을 약간 더하고 싶다면, 고춧가루를 한 숟갈 정도 넣어서 잘 풀어주세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맵싸한 맛을 더해도 좋습니다.
- 쫑쫑 썬 대파를 한 줌 흩뿌려 넣으면 들어갈 건 다 들어간 겁니다. 이제부터 약불에서 5분 정도만 더 끓여줄 겁니다.
- 불을 끄고 들기름을 한 숟갈 넣은 후 잘 뒤적여주는 것으로, 묵은 알타리를 넣은 묵은지 청국장찌개 완성입니다.
** 찌개의 농도는 개인의 취향에 맞춰 결정하시면 됩니다. 국물을 호록 호록 떠먹을 수 있고 밥을 말아먹을 정도가 좋은지, 무생채, 콩나물, 상추채 등의 채소들과 함께 비벼먹을 수 있는 정도가 취향인지에 따라서 말이죠.
개인적으로 전, 말먹이냐 비먹이냐 중에서라면 밥에 비빌 수 있게 약간 엉긴 스타일로 끓이는 걸 좋아합니다.
보리밥에 열무김치, 콩나물, 무생채와 상추, 치커리 같은 푸성귀들 뚝뚝 뜯어 넣고 청국장찌개 한 국자 크게 퍼넣고 들기름 뿌려서 쓱쓱 싹싹 비벼먹으면, 더운 여름이라 입맛 없음이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죠? 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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