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수십 년간 묵묵한 모습으로, 때로는 화려하고 다양한 변신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으며 그 세계관을 무한 확장하고 있는 국민 음식 떡볶이.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한 자락이며 누군가에게는 트렌드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의 대표음식 떡볶이. 오늘 저도 그 길에 살짝 숟가락을 얹어보겠습니다.
제가 준비한 것은 액젓 하얀 떡볶이인데요.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넣지 않아 맵지 않고, 매실액 외에는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 그다지 달지 않습니다. 그러면 영 심심하고 밋밋하니 떡 맛만 나고 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의외의 맛에 놀라실 수도 있어요.
액젓 하얀 떡볶이는 액젓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특유의 짭조름한 감칠맛이 주는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거기에, 쌀떡과 돼지고기와 채소가 고루 들어가,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과 무기질 등 영양 밸런스도 완벽하죠. 간식보다는 든든하면서도 밥보다는 캐주얼하고요. 그리고 드셔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밝은 낮보다는 어두운 밤이 어울리고, 톡 쏘는 탄산보다는 씁쓸한 소주가 어울리는, 맵지 않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의 입맛에 더 잘 맞는 일품 안주요리랍니다.
어른들을 위한 안주 요리 액젓 하얀 떡볶이
액젓 하얀 떡볶이 재료 준비
- 주재료 : 가래떡(떡볶이 떡 가능) 460g, 돼지고기(등심채) 150g, 표고 100g, 양배추 100g, 양파 70g, 대파 20g, 마늘 15g, 생강 2g, 홍고추
- 양념 : 액젓 2 숟갈, 매실액 2.5 숟갈, 소주 2 숟갈, 간장 1 숟갈, 육수 또는 물 200cc, 소금, 후추, 참기름, 통깨, 식용유
- 떡은 가래떡이 가장 좋은데요, 떡볶이 떡으로 만드실 때에는 쌀떡으로 준비해주세요. 쌀떡의 쫀득하고 풍성한 식감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채소의 종류와 양을 꼭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있는 것들을 있는 만큼 활용하셔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 돼지고기는 꼭 기름이 없는 부위로 준비해주세요. 잡채용으로 채 썰 린 것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액젓 하얀 떡볶이 조리 과정
1. 가래떡을 새끼손가락 정도의 길이로 도막을 내고 반을 가른 후 물에 헹궈서 건져내 주세요.
2. 돼지고기(등심)에 다진 마늘과 다진 생강, 소주 1 숟갈, 매실액 1 숟갈, 간장 1 숟갈, 후추 약간을 넣고 버무려서 잘 재워놓습니다.
- 돼지고기 등심채가 없으면 어묵이나 햄을 활용하셔도 됩니다. 이 경우에는 따로 밑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돼지고기를 넣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집에 고기는 없으나 햄, 어묵은 있다 하는 경우가 아니라 무엇이든 구매해야 하는 경우라면 가급적이면 돼지고기를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3. 표고와 양배추, 양파를 손가락 굵기로 채 썰어주세요. 대파는 어슷 썰어주세요.
- 채소의 구성은 달라도 관계없으니 개인의 취향과 냉장고의 상황에 맞춰서 준비하시면 됩니다.
4.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불에서 2의 돼지고기를 볶아줍니다.
- 등심은 기름이 없는 부위라서 오래 볶으면 뻣뻣해집니다. 분홍빛 육색이 회색으로 바뀌면 센 불에서 1분만 더 잘 뒤적이며 익히고 불에서 내려주세요. 이러면 고기가 부드러운 질감을 갖게 됩니다.
덜 익었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재료들과 한번 더 볶을 거니까요. 그러면 퍽퍽해지지 않을까 하실 수 있는데, 한 번 식혔다가 조리하면 처음의 부드러운 식감이 유지됩니다.
5. 팬에 기름을 두르고 떡을 볶아 주세요. 떡의 표면에 기름이 코팅되고 떡을 눌렀을 때에 말랑말랑하면서도 탄력이 느껴질 때까지입니다.
6. 표고와 양배추와 양파를 넣고 볶습니다.
- 표고 대신 느타리나 새송이버섯을 넣어도 무방합니다.
7. 채소가 반쯤 익으면 남은 매실액과 액젓과 소주를 넣고 육수(또는 물) 200cc를 넣고 3~4분 정도 더 익힙니다.
- 소주가 액젓의 쿰쿰함을 날려주고, 육수는 양념이 재료 전체에 고루 밸 수 있게 합니다.
8. 볶아서 식혀두었던 고기와 대파를 넣고 1~2분간 잘 버무리며 볶아주세요. 간을 확인해보고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채워주시면 됩니다.
9. 불을 끄고 후추와 참기름과 홍고추채를 넣고 통깨를 뿌리면 하얀 액젓 떡볶이 만들기 끝입니다.
액젓 하얀 떡볶이가 보기에는 양념기 없이 하얀 게 심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매실액의 달큰새근함과 액젓의 짭조름한 감칠맛, 참기름의 고소함이 쫀득쫀득한 떡살에 배어서 맛있습니다.
아이들도 잘 먹겠지만, 특히 어른들의 입맛에 잘 맞아서,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안주거리로 제격입니다.
돼지고기 대신 오징어, 새우, 홍합, 바지락 등의 해산물을 넣으면, 손님 대접에도 제격일 만큼 풍성하고 화려한 일품요리가 됩니다.
좀 더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얇게 어슷 썬 청양고추와 파채를 액젓 하얀 떡볶이에 곁들여보세요. 매콤 얼얼함이 더해지면서 새롭고 물리지 않는 중독적인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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