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소고기 냉이 된장국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오늘의 메인 식재료는 냉이, 겨울 냉이입니다. 원래 냉이는 봄나물의 대명사이지만, 지금은 뭐 하우스 재배로 사철 만나볼 수 있기도 하고요. 특히 겨울에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요. 이 겨울냉이의 특징이 뿌리가 크고 달고 푸릇한 향이 진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별 것 아닌 것 같은 무침 한 그릇, 국 한 사발의 냉이 향이,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기분도 리프레시하게 만들어주고, 먹는 사람의 약간 다운되어있는 텐션도 확(까지는 아닐지도요) 끌어올려주기도 합니다.
또 냉이는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식재로,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고, 간을 보하고 혈행을 좋게 한다고 해요. 게다가 독성이 없어 체질을 타지 않는다고 합니다.
겨울에 더 향긋하고 부드러운 냉이로, 소고기 냉이 된장국
이맘때쯤이면 냉이를 꼭 찾아서 볶고 무치고, 전, 튀김, 국 등 여러 가지 요리를 해 먹고 있는데요. 다양한 냉이 요리들 중에서도 냉이의 향미와 그 달고 푸근한 기운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국이 아닐까 합니다.
소고기와 된장을 함께 넣어 오감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겨울 국 요리, 소고기 냉이 된장국을 끓여보겠습니다.
소고기 냉이 된장국 재료 준비
소고기(양지) 60g, 데친 냉이 120g, 두부 130g, 다진마늘 1스푼, 대파 약간, 집된장 10g, 육수 600g, 맛술 1 숟갈, 액젓 0.5 숟갈, 들기름 0.5 숟갈
- 소고기는 한우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호주산으로 끓이셔도 충분히 국물에 고소한 맛이 나요.
- 소고기가 없다면 멸치 다시마 육수만 넣으셔도 됩니다. 이 경우 들기름의 양을 1 숟갈로 늘려주시고, 된장을 넣을 때 함께 넣고 끓이시면 부드러우면서 깊이 있는 맛이 납니다.
소고기 냉이 된장국 조리 과정
사실 오늘 소고기 냉이 된장국의 시작점은 냉장고 파먹기였음을 고백합니다.
이것저것 해먹고서 조금씩 남아 냉장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을 강제 집합시켜봅니다. 소고기국밥을 해 먹으려고 사놨다가 애먼 표고 밥을 해 먹고 남은 소고기(양지 부위, 해동)와 밥 대체식인 두부, 액젓에 무쳐먹고 된장에 무쳐먹고 초간장에 무쳐먹고도 남은 데친 냉이 등... 다 조금씩이라 뭘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남은 것을 처리하자고 재료를 더 사 오는 것도 비합리적이지요. 그래서 그냥 한 번 먹을 정도의 국은 나오겠지 싶어서 된장국을 끓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소고기에 다진마늘과 맛술을 넣어서 잠시 재워두세요. 이렇게 하면 국물에서 잡맛이 나지 않고 깔끔합니다. 저는 냉동해두었던 소고기를 해동해서 썼습니다. 생고기를 쓰면 더 좋겠지만, 냉동 고기가 있다면 있는 것을 활용하세요.
두부와 냉이는 적당히 먹기 편한 크기로(그냥 내키는 대로) 쑹덩쑹덩 썰어주세요.
냉이는 무침용으로 한 번 데쳐놓았다가 남은 것을 사용했는데요. 생냉이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굳이 데칠 필요 없이 그냥 넣으셔도 됩니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냉이는 독이 없고 성질이 평한 식물이라고 하네요.)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육수에 된장을 한 스푼 넣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시판 된장이 아니고 시골 집된장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넣고 끓이면 끓일수록 구수한 감칠맛이 살아나죠. 그런데, 시골된장은 시판 된장에 비해 짠맛이 강하고 단맛이 덜하니, 사용하는 된장에 따라서 가감이 필요합니다.
막 끓어오를 때에 소고기를 넣어 충분히 끓여줍니다. 생고기면 굳이 오래 끓일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저는 냉동해두었던 것을 녹인 것이라서 말이지요. 육질도 부드러워지고 된장국물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도 배어들도록 충분히 끓여줄 겁니다. 사진은.. 익고 있는 소고기를 그냥 괜히 건져보았...?
사실 여기까지가 소고기 냉이 된장국을 끓이는 시간의 대부분을 다 잡아먹게 되죠. 제 포스팅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냉이를 다듬는 것과 육수를 우리는 것만 아니면, 냉이를 넣어 끓이는 것은 10분 남짓이면 되거든요.
고기의 육질이 적당히 부드러워질 정도로 끓었다면 냉이와 두부를 넣습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끓일 거예요.
된장의 구수함을 뚫고 냉이의 단 향이 진하게 퍼질 거예요. 겨울 냉이는 향을 내는 뿌리가 두텁기 때문에 더 향긋하죠.
10분 정도가 지나면, 두부에 된장 물이 들어간 것이 눈으로 확연하게 보입니다. 그러면 간을 봐서 모자란 간은 액젓을 조금 넣어 맞추면 됩니다. 다진 마늘은 소고기에 버무려서 넣었기 때문에 추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제 간이 고루 들도록 2~3분만 더 끓여주세요. 너무 오래 끓이면 냉이가 물러지니 이제 마무리할 겁니다.
이제, 대파를 넣고 한 번만 더 우르르 끓어오르게 한 후 불을 끕니다.
그리고 최종 마무리로 들기름을 반 스푼 둘러주세요.
불을 끈 후에 둘러주는 들기름은 냉이의 향긋함에 시원한 향미를 더하고 음식의 맛을 살짝 가볍게 띄워줍니다. 시골된장의 강하고 묵직함을 덜어줘서 국으로서의 밸런스에 좋은 효과를 냅니다.
들기름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서 다양한 국 맛을 낼 수가 있는데요.
맨 처음에 들기름을 두르고 쇠고기를 볶다가 육수를 붓는 방법이나 육수에 된장을 풀어 끓일 때에 들기름을 같이 넣어서 끓이는 방법은, 국물 맛을 더 깊이감이 있으면서도 너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풍부함이 느껴지게 해 줍니다. 들기름의 향은 날아가서 국물에서 튀지 않아요. 이것은 된장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모든 국물 요리에 같은 효과를 줍니다.
겨울 냉이 요리 소고기 냉이 된장국 완성
이렇게 소고기 냉이 된장국이 완성되었습니다.
냉이의 향긋함과 시골된장의 구수함(고소함 아니죠)이야 뭐 원래부터 찰떡인 조합인 것일 테고요. 들기름의 은은한 향까지 더해진 고소달근시원함으로 냉동고기의 3% 부족한 풍미도 가볍게 채워집니다.
겨울에는 뜨끈하고 부드러운 된장국이 제일 아니겠어요? 마침 한파가 오지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때에... 그는 참 좋은 겨울국이었습니다.(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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