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로 주꾸미의 금어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주꾸미의 제철은 꽃피는 춘삼월인데, 지금 주꾸미의 금어기가 끝났다고 깨춤을 추는 게 무슨 의미냐 할 수도 있지만, 봄의 오돌오돌한 알 맛만큼이나 가을, 겨울의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살맛이 좋은 저로서는 신이 나지 않을 수가 없죠.
사실 저는 주꾸미, 문어, 낙지, 오징어, 한치 같은 두족류를 지독하게 사랑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이런 녀석들은 꾸스름하고 달근한 맛도 사랑이지만, 탄수화물과 지방이 거의 없고 단백질이 굉장히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모태 다이어터의 삶을 살고 있는 저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영양식이랍니다.
초간단한데 영양 만점인 별미 요리 주꾸미 숙회 만들기
신선한 주꾸미의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주꾸미 요리는 아무래도 숙회나 샤브샤브인데요. 오늘은 주꾸미만 준비해서 살짝 데치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요리, 주꾸미 숙회를 만들어보겠습니다.
1. 주꾸미 손질
손질 장면의 촬영을 하지 못해서, 입손질을 간단하게 해 보겠습니다.
살아있는 주꾸미이든 죽은 주꾸미이든 주꾸미들 위에 밀가루를 넉넉하게 붓고 구석구석 바락바락 주물러줍니다. 특히 빨판들을 꼼꼼하게 문질러서 이물들을 벗겨내야 합니다.
그리고 몸통 양 옆에 달린 눈과 다리 사이의 입을 떼어내면 됩니다.
내장의 경우는 약간 선택형인데요, 살아있거나 막 죽은 싱싱한 주꾸미의 경우에는 내장째 드셔도 되기 때문에 굳이 손질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내장 특유의 녹진한 맛을 불호하는 분들이시거나 주꾸미의 선도가 조금 덜 하다면, 손가락을 넣어서 대가리를 뒤집으시거나 아니면 머리통을 가위로 가른 후 내장을 똑 떼어내시면 됩니다.
굵은소금으로 씻어도 되는데, 일전 문어 포스트에도 적었듯이 한 케이블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주꾸미 맛집 주인장님께서 소금으로 주무르면 주꾸미 표면에 상처가 나고 짠물이 든다고 했던 것을 본 뒤로 가급적이면 소금을 쓰지 않게 되었어요.
2. 주꾸미 데치기
물이 끓어오르면 손질한 주꾸미를 넣어서 살짝 데쳐줍니다. 맹물에 데쳐도 되는데, 마침 끓여놓은 멸치육수가 있어서(새벽마다 멸치 다시마 육수를 우리는 병에 걸렸다지요) 이왕이면 더 감칠맛이 나라고 육수에 데치고 있습니다.
주꾸미는 오래 익히면 질겨진다는 것 아시죠? 다리가 말리기 시작하면 한 번 뒤집어서 앞뒤 옆 위아래 위아래 골고루 익을 수 있게 해 준 다음, 주꾸미의 투명기가 거의 사라지고(완전히 사라지면 오버 쿡이 됨 주의) 유백색이 나면서 다리가 동글동글하게 말리면 건져내주세요.
이제 이대로 식히기만 하면 주꾸미 숙회는 완성입니다.
예전에는 빨리 열기를 빼내려고 찬물에 때려 넣었었는데, 그렇게 하니 주꾸미가 가진 간간한 감칠맛이 빠져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로는 데친 다음 물에 씻는 행위를 스스로 엄금하고 있습니다. 문어, 낙지, 오징어, 골뱅이, 소라 등등등 일단 데침의 공정이 들어가는 것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3. 주꾸미 숙회, 개 쉬운데 개 맛있어서 개소름 (죄송)
주꾸미 숙회의 맛은, 다 알고 계시다시피, 대가리는 꼬들꼬들하고 다리살은 야들야들, 그리고 씹을수록 꼬소꼬소 달달 짭조름한 감칠맛이 퍼져서 정말 맛있답니다.
초장 외에 참기름 소금장(다진 마늘을 추가해도 맛있습니다)이나 고추냉이장 등 취향껏 디핑 소스를 준비해서 더 다양한 맛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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