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 봄까지 일주일도 안남았습니다.
다행히(?) 이상기온인지 아직까지 너무 추워서 두꺼운 옷으로 두꺼운 몸을 꽁꽁 싸매고 다니는데, 당장 내일 봄햇살이 내리쬐고 훈풍이 불어도 이상할 게 없는 2월 말이니 이제 정말로 수를 내야 한단 말이죠. 이미 너무 늦었지만 말이에요.
그러니 다이어트는 해야겠는데, 밤이 오니 또 헛헛해서 술 한잔 마시고 싶은 게 당연한 심리인 것이잖아요?(아닙니다)
그래서 냉장고를 파보기로 합니다.
기름지지 않은 저칼로리 식재료들이 틀림없이 잔뜩 있을 것이야! 믿습니다, 냉장고!
한밤의 홈주가무 파트너, 초간단 저칼로리 다이어트푸드 오징어무쌈말이
담백상큼한 다이어트요리인데 이제 홈술안주로 먹을 작정인 오징어무쌈말이.
오늘의 픽입니다.
픽했다라기 보다는... 강제당한... 저도 모르는 새에 냉장고가 다이어트를 했네요. 그것도 무려 성공을 말이죠.(니가 먹어서 쟤가 날씬해진 거임)
오징어'무쌈'말이를 할 거니깐 쌈무를 만듭니다. 미친 거 아냐? 초간단 홈술안주는 개뿔이 되었습니다.
혹여나 무쌈으로 뭔가를 말아서 요리를 하실 분들은 꼭 시판 쌈무를 구입하셔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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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먹고 싶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 참아야... 가 아니라 고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두개 남아있던 표고버섯을 채썰어 데쳤어요.
데치지 않고 굽거나 또는 생으로 준비해도 좋습니다.
데치면 깔끔하고 구우면 구수하고 날 것은 향이 충부한 것이 각기 매력 터집니다.
오징어는 냉동실에 늘 있는 편입니다.
두족류를 너무 좋아해서 장날마다 만원짜리 하나 들고 나가서 세 마리씩 낚아오거든요.
냉동오징어를 물에 담그면 굉장히 빨리 녹습니다.
얼추 반쯤 녹았을 때에 내장 빼고 손질을 하다보면, 마쳤을 때쯤에는 해동 완료입니다.
그러면 끓는 물에 30~40초 쯤 데쳐서 손가락 굵기보다는 조금 가늘게 길이로 썰어 준비합니다.
썩어 문드러지기 일보직전인 채소들이 열 가지쯤은 떼로 덤벼줄 줄 알았는데, 왠일인지 이게 전부입니다.
오이와 양파와 홍고추와 쪽파라니.
당근이나 피망이나 파프리카나 양배추나 적채나 쑥갓이나 미나리나 참나물이나 그런 게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요.
오이와 양파와 홍고추는 같은 길이로 채를 썰어주고 쪽파는 데쳐서 물기를 짜줍니다.
재료들을 보기만 해도 진짜 너무 완전 다이어트 요리 아닌가요?
어느새 재료 준비가 끝났습니다. 초간단입니다.(무절임 안끝났음 주의)
준비도 간단했지만, 조리(라기도 민망)는 더 간단합니다.
쌈무를 깔고 표고와 오징어, 채소들을 적당히 올려서 말면 됩니다.
홈술을 혼술하며 대충 먹을 거니깐 대충 싸도 되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오기가 생깁니다.
예쁘게 싸겠습니다.
속재료를 많이 넣고 싶지만 덩치가 너무 커지면 쌈무로 다 감싸지지가 않아요.
저와 봄옷의 관계가 그러하달까요.
그럴 듯하게 오늘의 다이어트요리인데 홈술안주인 오징어무쌈말이 한 접시 완성입니다.
초간단 초스피드로 후다닥 만들어내려고 했으나 쌈무 때문에 시간이 걸렸으니, 한 번 해보실 분들은 꼭 시판 쌈무를 사시길 바랍니다.
아, 뒷쪽에 있는 것은 겨자소스입니다.
매실액과 간장과 식초를 1:1:1로 넣고 겨자를 취향껏 넣어서 잘 풀어주면 됩니다.
전 요즘 감기기운 때문인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콧속이 불편해서 이 기회에 한 번 뚫어보려고 잔뜩 넣었습니다.
냉장고를 털어서 나온 재료들을 봤을 때에는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맛입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오징어와 아삭 상큼한 채소들, 그리고 살짝 매큼한 포인트가 된 홍고추의 조합이 좋았습니다.
무의 새콤시원함과 겨자의 알싸함까지 더해지니, 부담없이 가벼우면서도 단조롭지 않은 음식이었습니다.
다만... 무가 두꺼워서 먹는 내내 입안에 남아 있는 무의 식감이 다소 강했다 라는 안타까운 그러나 솔직한 후기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역시 쌈무는 만드는 게 아니라 사먹는 건가 봅니다.
이렇게, 야밤에 문득 삘 꽂혀서 해본 다이어트요리이자 홈술안주 오징어무쌈말이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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