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월과 함께 철 맞이를 시작한 홍가리비를 깨끗하게 손질해서 맛있게 쪄먹는 법을 얘기하려고 하는데요.
코로나가 온 지구를 뒤덮어도 홍가리비 철은 올해도 변함없이 시작되었습니다. 10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특히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겨울철이 가장 맛있습니다)인 싱싱한 홍가리비는, 내장을 떼어내고 회로 먹으면 살캉살캉한 식감의 육질 사이로 달큰한 육즙이 쏟아져 나오고요, 살짝 쪄서 먹으면, 속살이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게 씹힐 때마다 진한 단맛과 은은한 짭조름함이 입안 가득 아주 풍성하게 퍼집니다.
가리비의 종류와 영양, 제철 맞은 홍가리비 손질법과 찜 쪄먹는 법
1. 가리비의 종류와 영양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리비는 약 12종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고 가장 많이 소비하는 4종은, 참가리비, 해만가리비, 홍가리비, 비단가리비입니다.
참가리비
양식과 수입 등으로 1년 내내 맛볼 수 있으나 가장 맛있는 제철은 겨울입니다. 껍데기가 흰색이나 노르스름한 빛을 띱니다. 크기가 커서 큰가리비라는 이름도 갖고 있습니다. 크기가 큰 만큼 껍데기를 지탱하는 관자의 힘이 좋아 육질이 쫄깃하죠. 국내에서 양식을 하고 있지만 일본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국산은 일본산에 비해 크기가 작고 골이 얕으며 패각에 부착생물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크기가 크고 골이 깊으며 껍데기가 깨끗하면, 일본산인지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해만가리비
미국 대서양산이 원류인데, 이것이 성장이 빠르고 상품성이 좋아서, 국내 특히 경남지역에서 양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홍가리비
해만가리비의 개량종으로, 껍데기가 붉은색이어서 홍가리비이며, 단풍과 같이 곱다 해서 단풍가리비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다른 종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진한 단맛이 일품이고 생산량이 많은 만큼 가격도 저렴해서 가장 인기가 있습니다. 제철은 10월~2월입니다.
비단가리비
홍가리비와 유사한 붉은색 껍데기를 가지고 있고, 긴 줄이 새겨져 있으며 표면이 거칠거칠한 편입니다. 거친 표면과 달리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에서 많이 양식하고 있고, 제철은 4~6월이라고 합니다.
가리비의 영양
가리비는 영양적으로도 우수한데요. 단백질이 많고 필수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특히 좋다고 합니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으니, 저를 비롯한 365 다이어터 분들에게도 최상의 먹거리라 할 수 있고요.
다른 패류들과 마찬가지로 가리비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는 타우린, 아연, 셀레늄, 글리신 등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혈압을 조절해주며 간에 쌓인 독성을 풀어 피로를 해소해주니,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쉬이 피로를 느끼는 분들에게도 아주 좋습니다.
2. 홍가리비 손질하기
그래도 요즘은 제철 농수산물들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으니 e-편한 세상. 그래서 주말에 붙여서 홍가리비를 2kg 주문했습니다.
15분 정도 수돗물이나 연한 소금물에 담가서 홍가리비들이 머금은 짠물을 뱉어내게 합니다.
이 홍가리비 자체가 흙에 닿지 않고 수중에 떠서 자라기 때문에 뻘을 먹고 있거나 하지 않아요. 게다가 요즘은 가리비 생산 판매하시는 분들이 현지에서 1차 세척을 해서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러니 해감을 오래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물에 오래 담가 두면 맛있는 성분이 다 빠져버린답니다. 그러니 15분 정도만 수돗물이나 연한 소금물에 담가서 해수를 빼주시면 됩니다.
이제 솔로 홍가리비 패각을 잘 문질러서 씻어줍니다.
1차 세척이 되어서 온 것이라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물이 별로 없는 상태여서, 손질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힘을 쓰지 않아도 되어 좋더군요. 특히 찜이나 구이로 먹을 거라면, 가리비 속살만 똑 떼어먹게 되기 때문에, 너무 외각 세척에 온 힘을 다할 필요 없습니다. 다만, 탕, 전골 등의 국물 요리용으로 구입하셨다면, 열심히 문질러서 이물을 다 벗겨내야 하겠죠.
물에 잘 뒤적이며 헹궈주는 것으로 홍가리비 세척을 완료했습니다.
이물질이 깨끗하게 닦인 홍가리비는, 패각의 화려한 색상이 도드라져서 참 예쁘고 화려합니다.
홍가리비는 참가리비나 황금가리비 등에 비하면 크기가 좀 작은 편이에요. 1kg에 20~25 미 정도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3. 본격 홍가리비 찜 쪄먹기
이제 쪄보겠습니다.
냄비 바닥에 물을 아주 약간만 넣고 김이 오르면 가리비를 올려줍니다. 뚜껑을 닫을 것이기 때문에 공간의 높이와 너비를 고려해야겠죠?
뚜껑을 닫고 기다리면 칙칙칙 부글부글 물이 끓는 소리, 탁탁탁 가리비 열리는 소리가 들릴 겁니다. 가리비 껍데기가 열리는 소리가 나면 거의 다 익은 것입니다.
딱 가리비가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1분 정도 후에 불을 끄고, 2분 정도만 뜸을 들인 후 뚜껑을 엽니다. 물론 가리비의 크기, 찌는 양,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겠죠?
사실 회로도 먹을 수 있는 신선한 활가리비 이기도 하고 또 홍가리비가 작기 때문에, 너무 오래 익힐 필요는 없어요. 그렇지만 이 정도의 익힘이면 관자가 완전히 유백색이 되기 전 미세한 투명기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약간이라도 날스러운 것이 싫으신 분들은 조금 불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3~4분 더 익혀서 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뚜껑이 투명한 냄비나 찜기를 쓰시고, 가리비가 열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어느 정도 더 익힐지를 결정하세요.
홍가리비 속살들이 뽀얗고 촉촉한 게 정말 맛있어 보이죠? 얼른 홍가리비 몇 개를 까먹어봤습니다.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아주 달짝달짝하면서 짭조름한 육즙이 쏟아져 나와서 정말 진한 풍미로 입안을 채워줍니다. (부드러운 식감보다 쫄깃쫄깃함을 원하시면 찌는 시간을 늘리시면 됩니다.)
패류의 내장에 독성과 이물질이 있을 수 있고 쓴맛이 날 수 있어서, 내장은 조심하는 게 좋은데요. 홍가리비의 내장은 굳이 떼어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의외로 쓴맛이 나거나 이물질이 지근거리지 않아요. 그래도 떼어내고 드실 분들은, 가리비 관자 옆의 검은 부분을 떼어내시면 됩니다.
해산물이니 뭔가 찍먹 할 디핑소스가 필요하다면 초장이 역시나 제일 잘 어울리겠죠? 만약 저처럼 야들야들 부들부들하게 가 아니라, 좀 더 익혀서 씹힘 맛이 있게 드신다면, 고추냉이 폰즈도 잘 어울릴 겁니다.
가리비는 신선할수록 사실 간단하게 그 자체의 맛을 즐기는 게 가장 좋아요. 그래서, 가리비회, 가리비찜, 가리비구이를 우선적으로 즐겨보실 것을 권해드리고요. 그리고 가리비의 양이 넉넉하다면, 샐러드, 파스타, 치즈 타파스, 탕, 전골 등으로 시도해보셔도 고급스럽고 화려한 비주얼과 맛에 만족하시게 될 거예요.
제철을 맞아 살이 오르고 맛이 오르는 중인 데다가 가격까지도 부담 없어 매력 터지는 홍가리비로 풍성한 제철 맛 한 상 차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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